
더에듀 | 트럼프 정부가 미 국무부의 정보기술(IT)담당 선임 고문에 19세 청년 에드워드 코리스틴(Edward Corristine)을 임명했다. 가히 혁명적 조치다. 그는 존경하는 인물로 머스크를 꼽는 ‘머스크 키즈’다.
머스크는 이런 젊은 코딩 천재 20여명을 행정부 곳곳에 배치했다. 전통적으로 정부조직 개편은 행정가나 회계 전문가의 몫이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20대 엔지니어들을 연방조달청, 인사관리국, 중소기업청 등에 투입해 모든 정부 계약을 살펴 보고 있다.
엔지니어들은 AI기술로 재무부, 사회보장, 의료보험 등 각종 계약 데이터를 수집하고 중복 지급 여부, 불필요한 항목 등을 평가해 조직 ⸱ 예산 절감 방안을 만드는 역할을 맡았다.
이러한 시도의 성패 여부는 지금 예단할 수 없으나, 관습과 매너리즘에 젖어 있는 직업 공무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2006년 출판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이 미래 부(富)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며, 이러한 변화가 우리 삶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불가피하며, 이를 수용하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다.
그가 제시한 혁신적인 기업(100마일), 정부기관(25마일), 학교(10마일), 정치인(3마일)의 속도 차이는 사회 각 분야의 변화 속도가 극명하게 다름을 보여준다. 이는 기업은 발 빠르게 혁신하는 반면, 정부와 교육, 정치 시스템은 변화에 뒤처지면서 사회적 갈등과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공공영역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변화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 강대국인 미국에서 머스크는 정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효율부(DOGE)까지 신설했다.
눈을 돌려,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을 보자. 국가 운명의 키를 쥐고 있는 정치인들의 신뢰 수준을 보면, 정치인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13.6%에 불과한 반면, 불신한다는 응답은 83.7%에 달한다.(2024년 6월 스트레이트뉴스 조사) 기타 여러 조사기관의 통계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신뢰가 깨진 정치계에서 아무리 신기묘산(神奇妙算)의 정책을 펼쳐도, 바퀴 빠진 수레를 끌고 가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앨빈 토플러의 통찰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다. 지금도 학교 교육과정이나 인재상을 보면 ‘미래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의 양성’이라는 목표가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론적인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단기적인 성과나 지식 습득에 그치지 않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행⸱재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정치인들은 해질녘 어물전에서나 들림 직한 ‘민생회복 소비쿠폰’,‘기본소득’ 등 무상의 호가(呼價)에는 언어적 품위도 정책적 실리도 없어 보인다. 자기들 편리한 대로 말의 성찬을 쏟아내는‘기교(技巧)정치’의 냄새를 짙게 풍기는 수사일 뿐이다. 어차피 발정 난 코끼리들이 싸우면 언제나 다치는 것은 발 밑의 풀이다. 미천한 민초들이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민생은 표류하고 국가 전략은 실종된 것 같다. 한국의 머스크가 필요한 시점인데, 과연 이러한 시대정신을 갖추고 있는 정치인이 얼마나 되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 지도자와 고위 공직자가 논평가와 다른 건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이다. 그런데 사회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기업(100마일)에 비해, 정치권(3마일)은 겨우 3%에 불과하다. 이는 정치권이 사회적 암종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는 강력한 반증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은 ‘한쪽이 죽어야 한쪽이 사는’제로섬 구조다. 이렇다 보니 정치권의 정책 결정 방식은 현실적인 경제성, 체감성, 효용성을 고려하기보다 포장과 거대 담론에 치우쳐 있다.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심리가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 결국 국가 재정은 거덜 나고 국가 전략은 실종될 수밖에 없다. 교육계의 산적한 현안인 의대 정원 확대 및 의료 교육 개혁, 학교 구조조정 및 학령인구 감소 대응, 반도체 및 AI 인재 육성, 고교학점제 및 미래형 교육과정 도입, 교권 보호와 학생 인권의 조화 문제 등은 국가적으로 시급한 과제들이다.
특히 반도체는 한국을 지킬 수 있는 최강의 아이언 돔이다. 한데 이를 밀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발목을 잡고 방해한다면, 그게 과연 정치 지도자라 할 수 있는가?
‘더닝-크루거 효과’(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인지 편향)가 만들어 낸 과신이, 결국 ‘백파이어 효과’(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증거를 접할 때 오히려 기존 신념이 강화되는 현상)를 부추기는 악순환이다. 이를 어찌할꼬!

김영배=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현장에서 활동 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가치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으로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