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공교육 현장은 평등한가.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권리는 모든 아이에게 균등하게 주어지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현실은 아니오(NO)다.
수업을 위한 학습교재, 준비물, 그리고 교실 밖 세상을 만나는 체험학습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이 누리는 ‘교육의 질’은 부모의 지갑 두께에 따라 이미 갈리고 있다. 학교는 무상이라지만, 그 안을 채우는 경험의 비용은 여전히 개별 가정이 짊어지고 있는 탓이다.
준비물 없는 학교, ‘기회’가 없는 아이들
정부는 ‘준비물 없는 학교’를 표방하며 예산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학교가 일괄 구매하는 방식은 현장의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하고, 예산 전용 논란마저 끊이지 않는다. 정작 아이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교재나 예체능 준비물은 사비를 들여야 하는 형편이다.
특히 현장 체험학습은 어떤가. 누군가는 해외로, 명소로 향할 때 경제적 형편 때문에 참가를 포기하거나 주눅 든 채 뒤따르는 아이들이 우리 교실에 존재한다. 이 ‘소리 없는 차별’이 아이들의 자아 형성에 어떤 상처를 줄지, 교육 당국은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해외는 이미 ‘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인다
교육 선진국들은 이미 ‘바우처’라는 직접 지원 수단을 통해 이 문제를 풀고 있다.
스웨덴의 ‘학교 선택 바우처’는 학생 한 명당 지급되는 교육비를 바우처 형태로 부모에게 부여한다. 부모는 아이의 특성에 맞는 학교와 교육 서비스를 직접 선택한다. 이는 학교 간 경쟁을 유도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최적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
미국의 여러 주는 ‘교육 저축 계좌(ESA)’를 통해 저소득층이나 장애 학생들에게 수업료뿐만 아니라 교재비, 튜터링 비용까지 바우처로 지원한다. 단순히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교육 기회’를 사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칠레의 ‘가중 바우처’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일반 학생보다 50% 더 높은 금액의 바우처를 지급한다. 이는 곧 가난이 학습 결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가가 더 두꺼운 사다리를 놓아주는 실천적 공정이다.
이제 ‘한국형 학습 바우처’를 결단할 때다
우리가 도입해야 할 것은 단순한 보조금이 아니다. 초등학생들이 다양한 경험과 기초 학습 기회를 공정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학습 바우처 제도의 신설이다.
첫째, ‘학습 준비물 및 교재 바우처’를 통해 아이들이 각자의 학습 속도와 적성에 맞는 교재를 서점에서 직접 고를 수 있게 해야 한다. 일괄 구매의 비효율을 없애고 아이들에게 ‘선택의 주체성’을 돌려주는 일이다.
둘째, ‘체험학습 바우처’를 신설하여 가정 형편 때문에 박물관행을 포기하거나 예체능 활동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공교육의 책임은 교실 안의 지식 전달을 넘어, 아이들의 ‘경험의 영토’를 넓혀주는 데까지 닿아야 한다.
공정은 구호가 아닌 예산에서 시작된다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아닌 신분 세습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탄식이 높다.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아이의 기초 학력과 경험의 격차로 고착화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직무유기다. 학습 바우처는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위정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아이들의 꿈에 가격표가 붙게 해서는 안 된다. 모든 아이가 같은 출발선에서 운동화 끈을 묶을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대한민국 공교육이 회복해야 할 마지막 양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