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ㅣ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

<1960년대 장면1> “후세에 너의 조상이 누구냐고 묻거든 나의 조상은 트로이 전선에 참전한 용사였다고 일러주라고 하던 고대 희랍 사람들의 긍지를 맹호부대 장병 여러분도 가져주기 바랍니다.”(맹호부대 창설 당시)
국가를 위한 헌신과 가족의 명예를 중시하는 가정교육이 사회적 가치로 자리 잡았던 시대였다.
<1970년대 장면2> 영국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1973년 런던에서 한국인들로부터 ‘효’ 사상에 관한 설명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는 “장차 한국 문화가 인류에 이바지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부모를 공경하는 ‘효’ 사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화는 부모에 대한 존경과 가정 내 윤리를 중시했던 한국적 가치관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던 시기였음을 보여준다.
<1980년대 장면3> 이토 준타로 ‘과학기술사사전’에 따르면 세종대왕 재위 기간인 1418~1450년 조선에서 지금으로 치자면 노벨상을 받을만한 과학기술 업적이 21건 나왔다. 같은 시기 유럽⸱아랍 지역이 19건, 중국 4건, 일본은 0건이었다.
이는 전통적으로 우리 민족의 DNA에 창의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2000년대 장면4> 한 시민단체의 설문에서 ‘10억을 주면 감옥에 가겠는가?'라는 질문에 고교생 56%, 중학생 3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가정교육의 가치보다 물질적 가치가 우선시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술한 사례들은 가정교육이 시대에 따라 변해왔음을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가정교육은 자녀에게 애국심, 효사상, 창의적 사고, 도덕성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가치들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으며, 그 자리를 개인주의, 경쟁 중심의 물질적 가치관이 대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는 단순한 약화일까, 아니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일까?
미래 가정교육의 방향은 시대 변화 속에서도 지속할 수 있는 핵심 가치들을 선별해 계승하는 것이 중요하다.
애국심은 글로벌 사회에서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더불어 효(孝)의 현대적 의미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호적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창의성 교육은 단순한 주입식 학습이 아니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가정환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상위 인재가 의대와 로스쿨로 쏠린다. 우수한 인재가 의사⸱변호사로만 몰리는 나라에 어떤 미래가 있겠는가.
하버드대 졸업장의 가치는 딱 4년이라고 한다. 이는 단순한 학벌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에서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에 기여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가정교육도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본질적 가치를 유지하고 계승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미국의 저명한 가족치료 학자 머리 밀엔은 ‘가족은 하나의 감정 덩어리’라고 하였다. 감정적으로 쉽게 전염되는 관계라는 것이다.
행복한 가족관계는 각자의 경계를 인정해 주는 ‘자아분화’도 필요하다. 입학과 함께 부모-자녀라는 수직관계에서 또래그룹(peer group)과의 수평관계로 확장되며, 자율성과 독립성이 자리 잡게 된다. 가정은 인간이 배우는 첫 번째 학교이며, 부모는 첫 번째 교사다.
기원전 춘추시대 공자는 ‘가정교육이 흔들리면 사회 전체가 흔들린다’고 하였고, 21세기 빌 게이츠는 ‘아이들에게 남겨줄 최고의 유산은 많은 돈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녀 교육은 임파서블,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클리셰(cliche⸱틀에 박힌)한 가정교육보다 신박한 부모의 암묵지(暗默知)가 더욱 깊은 스승이자 진리가 아닐까?
김영배=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현장에서 활동 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가치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으로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