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

인공지능(AI)이 모든 지적 노동을 효율적으로 대체하는 시대, 우리 교육은 여전히 20세기 산업혁명 시대의 유산을 붙들고 있습니다. 정해진 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고, 표준화된 지식을 암기하여 효율적인 부품이 되는 교육 말입니다.
그러나 AI가 그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지금, 이 시스템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AI와의 ‘경쟁’이 아닌, AI를 ‘도구’로 활용하여 인간성을 극대화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재육성’을 넘어선 ‘인간양성’의 목표입니다.
낡은 시험 제도를 해체하라: 포트폴리오와 서술형 평가의 도입
‘인간 양성’ 교육의 첫걸음은 평가 제도의 혁신에서 시작됩니다.
현재의 지필고사와 정량적 평가는 암기력과 순발력만을 측정할 뿐, 학생의 깊이 있는 사고와 성장 과정을 담아내지 못합니다. 우리는 다음의 구체적인 방안을 시급히 도입해야 합니다.
▲ 포트폴리오 평가제 전면 도입: 학생이 한 학기 동안의 학습 과정과 성과를 담은 작품집(포트폴리오)을 통해 평가받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글쓰기, 발표 영상, 프로젝트 결과물, 자기 성찰 노트 등을 포함해 학생의 주도성과 창의성, 협업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이는 교사에게도 학생 개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맞춤형 지도를 제공하는 기회가 됩니다.
▲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비중 확대: 정해진 답이 없는 질문에 대한 학생의 논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 과정을 평가해야 합니다.
교과 간 융합형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이 자신의 관점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훈련을 통해 AI 시대에 필수적인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줘야 합니다.
‘가르치는 교사’에서 ‘조력자 교사’로: 프로젝트 학습의 일상화
AI 시대의 교사는 더 이상 지식을 주입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학생들의 학습을 설계하고 촉진하는 ‘학습 디자이너’이자 ‘조력자’로 역할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의 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의무화: 학생 스스로 현실 세계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을 교과 과정의 핵심으로 삼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직접 동네의 교통 문제를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거나, 기후 변화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캠페인을 기획하는 수업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이는 학생들의 자기주도성, 협동심,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동시에 향상시킵니다.
▲ 교사 연수 시스템 혁신: 교사들이 PBL과 같은 새로운 교수법을 익히고, 학생들의 정서적, 사회적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강화하는 연수를 의무화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AI를 활용한 ‘맞춤형 인간’ 육성
AI를 무조건 배척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AI를 강력한 도구로 활용하여 인간성 교육을 고도화해야 합니다.
▲ AI 튜터 시스템 도입: AI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여 취약점을 진단하고,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인 교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이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과 더 깊이 있는 소통과 토론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윤리 및 AI 활용 교육 강화: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방법을 넘어, AI가 만들어내는 정보의 편향성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AI 시대에 필요한 윤리적 판단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교과 과정에 포함해야 합니다.
‘인간 양성’ 교육은 단순히 성적 향상을 위한 기술적 변화가 아닙니다. 이는 AI 시대에 인간이 어떤 존재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는 우리의 시대적 사명입니다.
더 이상 ‘빠른 길’만 가르치지 말고, ‘깊은 길’을 함께 걸어가도록 안내해야 할 때입니다.

김영배= 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 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가치 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