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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EAL] 디기수평③ '교사 주도성'...디지털 면역력 키우는 핵심 요소

더에듀 |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이 디지털 전환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경쟁력의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교육자들 간의 연합체로 지난 7월 창립했다. G-DEAL은 어떤 교육적 가치를 추구할까. 또 디지털 전환 교육 시대를 맞아 고민하는 올바른 방향성은 무엇일까. <더에듀>는 미래사회를 슬기롭고 분별력 있게 살아가는 데 디지털이 여러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G-DEAL 회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자, 여러분 오늘의 감정기록 시작해 볼까?"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난 뒤 매 수업시간 이렇게 시작한다. 학생들은 익숙하게 온라인 설문지에 본인의 감정상태를 기록한다.

 

오늘은 듣기와 말하기 수업이다. 듣기 스크립트의 빈칸을 온라인 퀴즈로 풀어보며 듣기를 한다. 다음 단계로, 학생들은 AI코스웨어를 이용하여 크고 작은 목소리로 주어진 영어표현을 읽어본다.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다시 재도전한다. 교사는 온라인 대시보드를 보면서 학생들의 진행 현황을 확인한다.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피드백을 주면서 수업 후 추가학습을 권해본다.

 

 

먼 미래의 이야기일까? 아니다. 바로 얼마 전 필자의 수업을 압축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디지털 대전환, 인공지능 교과서, 하이테크. 이 키워드들이 최근 교육계를 휩쓸고 있다. 많은 교사가 이 변화의 물결 앞에서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교직 경력이 오래된 선생님들은 숨이 턱턱 막힌다고 하고, 퇴직을 앞둔 선배 교사들은 이 파고가 몰아치기 전에 학교를 떠난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한다. 심지어 초임교사들 조차 이 거대한 변화 앞에서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교육계에 처음 등장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불과 5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 봐야 한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를 갑작스러운 교육 환경의 변화로 내몰았다. 100% 온라인 수업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한 교육자들은 어제와 전혀 다른 오늘을 맞이해야 했다. 많은 이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강제로 '디지털화'되는 경험을 했고, 이 과정에서 학교라는 공간과 교사-학생 간 대면 소통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2020~21년에 온라인 및 블렌디드 수업을 경험한 선생님들은 지금도 여전히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고 있을까? 아니면 그때의 경험은 단순히 추억으로만 남아있을까?

 

현재의 교실 현장은 다시 한 번 교사의 선택에 따라 수업과 평가의 방향이 결정되고 있다. 여전히 종이 매체가 익숙한 이들은 복사기 앞에서 분주하고, 디지털의 가치를 경험한 이들은 오프라인 상황에서도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디지털 면역력'이다. 면역력이라는 개념은 비단 의료계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수업과 평가를 담당하는 교실 현장의 교사들에게도 이 개념은 중요하게 적용될 수 있다.

 

만약 코로나와 같은 사태가 다시 한번 벌어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한 번 그 강을 건너본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을 무시하고 기존의 상황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은 교육적으로 결코 옳지 않다.

 

면역력은 꾸준한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으로 길러진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면역력 역시 지속적인 학습과 실천을 통해 키워나갈 수 있다. 학교 내 소통뿐만 아니라 수업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화되는 현 시점에서, 교육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나아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디지털 도구는 편의성, 즉시성, 효율성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필자 역시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수업 현장에서 다양한 교육적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 AI를 교육 비서로 활용하면서 수업 설계, 평가, 피드백 등 전반적인 교육 활동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15년 전 교직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정말 상전벽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디지털화된 환경에서 어떻게 교실 수업을 최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까?

 

필자는 현재 GDEAL 내 '디기수평(디지털 기반 수업 설계 및 평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교사들이 모여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 사례를 공유하고, 온라인 평가 방법을 연구하며, AI를 활용한 개별화 학습 전략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디지털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는 전략, 그리고 공정하고 효율적인 평가 방법 등을 함께 연구하고 공유하고 있다.

 

 

결국, 디지털 면역력을 기르는 것은 교사 개개인의 주도성에 달려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구와 방법을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적용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동시에, 디지털 도구가 주는 편리함에 매몰되지 않고 교육의 본질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이제 디지털 시대의 교육자로서, 전통적인 교육 방식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새로운 기술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한다.

 

존 듀이는 "교육은 삶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삶 그 자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디지털 시대의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가 학생들에게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준비를 시키려면, 우리 교사들부터 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다루는 능력을 넘어, 디지털 환경에서도 교육의 본질을 실현할 수 있는 '디지털 면역력'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 교육의 모습이다. 디지털 기술과 교육의 본질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교사가 먼저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디지털화의 흐름에 관심을 가지고 다가갈 때 비로소 학생들의 주도성 또한 길러질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기반 수업 설계 및 평가(디기수평)' 커뮤니티는 급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오늘날의 시대를 살아가는 교사들이 수업이라는 본질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커뮤니티의 비전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이에 기반한 수업과 평가를 통해 모든 학생들에게 균등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교사들의 디지털 도구 활용 능력 향상, 학생들의 학습 참여도 및 성취도 증대,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평가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디지털 도구와 AI 기반 수업 설계를 통해 창의적이고 협력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하며, 지속적인 교사 전문성 개발과 네트워크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반 평가에 중점을 두어 각종 온라인 평가 도구 활용, 진단/형성/총괄 평가의 디지털화, 데이터 기반 학습 분석 등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평가의 질을 높이려 한다. 또한, AIDT시대를 맞이하여 하이테크와 하이터치의 균형을 추구하며, 다른 교육 커뮤니티와의 적극적인 연계와 협업을 통해 의미 있는 교육 혁신을 함께 이루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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