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이 디지털 전환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경쟁력의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교육자들 간의 연합체로 지난 7월 창립했다. G-DEAL은 어떤 교육적 가치를 추구할까. 또 디지털 전환 교육 시대를 맞아 고민하는 올바른 방향성은 무엇일까. <더에듀>는 미래사회를 슬기롭고 분별력 있게 살아가는 데 디지털이 여러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G-DEAL 회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
유아가 유아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 속에서 디지털 놀이를 하며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고민이 필요하다. 디지털 놀이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디지털 교육을 이루어 나갈지, 디지털 놀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깊이 고민하며 필자는 유아들과 함께 이 고민을 해결해 나가고자 하였다.
열매1반 유아들의 미디어 경험
유아들은 어떤 디지털 매체를 경험했고 사용하고 있을까?
디지털 매체라는 용어가 유아들에게는 생소하므로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인 미디어의 의미를 알아보고, 유아들의 일상 속에 녹아있는 미디어 경험을 나누었다.
유아들이 경험한 TV, 태블릿, 핸드폰, AI 로봇, 노트북, 라디오, 지도, 컴퓨터 중 유아들에게 접근성이 가장 큰 미디어는 무엇일까?
모두의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미디어 그래프를 만들어 살펴보니 가장 많은 유아가 경험한 미디어는 TV, 다음으로는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 순서였다.
“나는 태블릿으로 게임 하는데 너무 재밌어요~ 매일 하고 싶어요.”
유아들의 미디어 경험을 나누며 자신만의 놀이에 디지털을 활용하기보다는 게임이나 영상 콘텐츠 위주의 경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유치원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유형의 매체와 콘텐츠를 경험하면 다른 형태의 디지털 놀이가 이어질 수 있을까? 디지털 놀이 방향이 조금씩 맞춰졌다.
대부분의 유아가 사용하는 스마트폰(태블릿), 사용 유형은?
그럼, 유아들은 미디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가정연계활동으로 ‘열매 1반이 경험한 휴대폰, 태블릿 앱(어플) 인터뷰’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유아들이 경험하는 앱(어플)을 알아본 결과는 카메라, 영상통화와 같은 기능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경험했고 다음으로 유튜브, 키즈 유튜브 시청이 많았다. 이외에는 로블록스, 브롤스타즈,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이 있었다.
기본 기능인 카메라, 영상통화를 제외하고 유튜브, 키즈 유튜브, 게임들은 유아가 활용하기에 적합한 앱(어플)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유아들에게 너무 자극적이지는 않나? 하는 걱정이 이어졌다.
유아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쇄 후 책으로 묶어 교실에 비치하자 지속해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디지털에 대한 유아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유아들이 사용한 앱 정보 알아보기
“우리 오빠가 나는 로블록스 하면 안 된대.”
사용했던 앱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며 유아들 간 대화 속 앱이 등장하는 빈도가 늘었다.
“왜?”
“나는 로블록스 아직 못하고 언니가 되어야 할 수 있대!”
대화를 듣고 있던 교사가 무릎을 탁 쳤다. 그리고 유아들과 다 같이 둘러앉아 검색창에 앱 이름을 검색하며 앱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탐색했다.
앱 정보에서 연령이 나올 때마다 유아들의 탄성과 비명이 오고 갔다. 유아들에게 가장 큰 반응이 있었던 앱은 마인크래프트와 로블록스였다. 앱 정보를 살펴보니 12세 이상 이용가 등급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앱 정보를 알아보며 아쉬움 가득한 표정의 유아들에게 “왜 7살보다 더 나이가 많은 12살부터 할 수 있다고 한걸까?” 하고 연령 제한의 이유를 물어보자 “싸우는 거라서 그런 거 아니에요?”라는 답변이 들려왔다.
아, 유아들도 게임이 폭력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인지는 하고 있다. 다만, 가족들의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게임에 접근이 가능하고 게임이 주는 자극에 흥미를 느껴 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함께 하며 유아들은 앱이 정보를 가지고 있어 연령 구분이 있다는 점을 알고, 흥미 위주로 앱을 선택하기 보다 자신의 발달에 적합한 앱인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디지털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자세와 태도를 함양할 수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앱 직접 개발하기
앱 정보를 알아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적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앱을 개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에게 적합한 앱인지 연령과 기능을 고려하여 앱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탕후루 게임 만들어야지.”
자신이 경험해 본 게임에, 좋아하는 탕후루를 결합해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내는 친구도 있고, 경험한 앱의 공격적인 면을 ‘고양이를 예뻐해 주는 것’으로 게임 방향을 긍정적으로 바꾸어서 앱을 만들어 낸 친구도 있었다.
무심코 사용하던 앱을 알아보고 자신만의 앱으로 재디자인하며 디지털 놀이와 활용에 대한 방향을 유아들이 함께 나누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유아 놀이중심 교육과정 속에 녹아든 디지털 놀이 - 해양 안전 캠페인
여름이 다가오던 어느 날, 해양안전 교육을 받은 유아들의 놀이에 바다와 구조대가 등장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들을 놀이에 적용하던 유아들을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까 고민하며 유아들이 이해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다 같이 의견을 나눌 때, 캔바와 같은 디자인 플랫폼을 활용해 유아들이 원하는 스티커에 의견을 넣어 마인드맵을 만든다. 스티커로 유아들의 의견이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마인드맵이 구성되는 과정을 재미있는 놀이처럼 즐길 수 있어 몰입도가 높아진다.
“선생님, 우리가 배운 거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주면 어때요?”
해양안전 교육으로 정확하게 알게 된 수영할 때의 안전 약속, 심폐소생술 상황 및 방법, 해양쓰레기로 인한 환경보호, 수영 전 준비운동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캠페인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어떤 방법으로 캠페인을 하면 좋을까?”
교사의 물음에 각 팀에서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하고 캠페인 활동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팀별로 유아들이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며 캠페인 내용부터 형식까지 구성한다.
‘수영 전 안전약속팀’에서는 색깔과 높낮이를 조합하는 크롬 뮤직랩으로 작곡하고 “바다 수영 할 때 멀리가지 않기”라는 노래를 만들어 크로마키 천 앞에서 율동과 노래를 하고 이를 뮤직비디오로 만들었다.
유아들의 손에서 탄생한 독창적인 노래로 유치원에 있는 친구들, 동생들에게 수영할 때 안전을 약속하고 뮤직비디오로 많은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었다.
‘심폐소생술팀’은 낚시하다 바다에 빠진 아빠를 심폐소생술과 구급차 신고로 구한 할아버지 이야기로 인형극을 제작했다. 정확한 심폐소생술 방법은 검색으로 알아내어 자료를 찾고, 음성메모 기능으로 대사를 녹음하여 인형극을 완성했다.
유아들의 창의적인 기획력과 디지털 기술이 만나 모두를 집중하게 하는 인형극에 성공하였고, 인형극이라는 놀이가 확장되어 이야기를 투닝에서 웹툰으로 제작하는 중에 있다.
유아들이 그린 해양 환경보호 그림과 준비한 구호를 촬영하여 캠페인 영상을 만들고, 준비운동 동작팀은 크로마키를 활용해 동영상 편집앱으로 작업하여 바다 앞에서 준비 운동 동작을 설명하였다. 실제 같은 가상 세계 속 그에 맞게 저마다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유아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단순히 디지털을 활용한 놀이가 아니고 놀이에 디지털이 이어진 것처럼 놀이 속에 자연스럽게 디지털이 스며들어 가고 있다.
이와 같은 디지털 놀이를 통해 유아들은 주도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선택하고 활용하여 아날로그-디지털 경험을 경계 없이 오가며 세상을 풍성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탐색하고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유치원에서도 디지털 교육 가능한가요?”, “유아들에게 AI 교육이 이해될 수 있을까요?”
유아라서 유아에게 고민되는 점은 분명히 있지만 유치원에서의 디지털 놀이는 계속 쭉 이어질 것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