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이 디지털 전환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경쟁력의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교육자들 간의 연합체로 지난 7월 창립했다. G-DEAL은 어떤 교육적 가치를 추구할까. 또 디지털 전환 교육 시대를 맞아 고민하는 올바른 방향성은 무엇일까. <더에듀>는 미래사회를 슬기롭고 분별력 있게 살아가는 데 디지털이 여러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G-DEAL 회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컴퓨팅 사고력
세계적인 전략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1)는 2021년, 미래 직업 사회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으로 프로그래밍 리터러시, 컴퓨팅 및 알고리즘적 사고력을 제시하였다.
1) McKinsey & Company, Defining the skills citizens will need in the future world of work(2021)
컴퓨터의 언어를 이해하고, 컴퓨터가 어떤 방식으로 사고하는지 알며, 컴퓨터가 사고하는 방식대로 알고리즘을 작성하는 능력이 미래 직업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 4가지 범주 중 ‘디지털’ 범주의 역량은 다른 역량들보다 교육 수준과의 연관성이 높았으며, ‘디지털’ 범주의 숙련도가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상위 20%의 소득 구간에 속할 가능성이 41%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 교육 접근성의 불평등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정부는 2022년 8월, 전 국민의 디지털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역량을 강화하여 2026년까지 총 100만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발표하였다. 특히, 교양 차원의 디지털 이해를 제고하기 위해 SW・AI 융합교육을 활성화하고 보편적 공교육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고교학점제는 모든 학생에게 정보 교과(정보 또는 인공지능기초)를 이수할 기회를 보장한다. 그러나 실제 학교 현장에서 정보 교과에 대한 접근 기회는 공평하지 않다.
국가교육통계센터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4월 1일 기준 전국 2380개 고등학교 중 정보・컴퓨터 자격증 소지 교원이 1명 이상 재직하는 학교는 1535개로, 전체 고등학교의 약 64.5%이다. 제주 지역의 경우 30개 고등학교 중 2개 학교를 제외한 약 93.3%의 학교에 정보・컴퓨터 자격증 소지 교원이 재직하는 반면, 강원, 전북, 전남, 광주 지역은 40%를 선회하여 지역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컴퓨터 교사가 있는 학교에서는 많은 학생이 자연스럽게 정보 교과를 수강하게 된다. 그러나 정보・컴퓨터 교사가 없는 우리 학교에는 정보 교과를 이수한 학생이 거의 없다. 학교의 정보・컴퓨터 교사 배치 여부가 그 학교 학생들의 전반적인 컴퓨팅 사고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수학교사인 필자는 학생들의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수학-정보 융합 수업을 설계했다.
모두가 배우는 수학Ⅰ 과목에서 프로그래밍 가르치기
2007 개정 교육과정까지는 고등학교 수열 단원에서 순서도를 활용한 알고리즘을 다루었다. 그 이후 순서도는 수학 교과에서 사라졌고 정보 교과에서만 다루게 되었다. 필자는 정보를 이수하지 않는 본교 학생들을 위해 학창 시절 수학 시간에 배웠던 ‘알고리즘과 순서도’를 RAPTOR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재현하였다.
먼저, 중학교 정보 수업에서 학습한 알고리즘의 기초(순차, 반복, 선택 구조)를 RAPTOR로 복습하며 사용법을 익혔다. 이어서 등차수열, 등비수열의 일반항과 합을 RAPTOR로 구성하고, 수열을 순서도로 출력하는 알고리즘을 익히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실행해 보았다.
학생들이 스스로 작성한 프로그램의 실행(RUN) 버튼을 눌러 결과창이 뜨는 순간, “와!!!” 하는 감탄과 함께 학생들은 이미 프로그래머가 된 듯 들떠있었다.
RAPTOR로 수열을 다루는 것에 익숙해진 후, 가장 대중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 코드로 같은 문제를 출력해 보았다. RAPTOR는 파이썬 프로그래밍 언어로의 변환을 제공하지 않기에, 필자가 사전에 제작해 둔 생성형 AI 툴을 이용해 파이썬 코드를 생성하고, 순서도와 비교하였다.
수업 전・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프로그래밍에 대한 흥미와 알고리즘 및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그래밍은 똑똑한 친구들만 하는 줄 알았는데 문과형인 나도 이 수업을 계기로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평소에 배워볼 기회가 없는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많이 배우지 못해서 아쉽다.”
“특히 수학문제를 프로그래밍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보편적 공교육을 통한 프로그래밍 융합 수업의 의미
말 한마디로 생성형 AI가 프로그램을 짜주는 시대, 이제는 더 이상 프로그래밍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영어를 배워 본 사람만이 번역기의 터무니 없는 실수를 눈치챌 수 있듯이, 알고리즘적 사고와 프로그래밍 리터러시를 갖춘 사람은 새로운 AI 도구를 더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미래사회의 필수 언어이다. 교사의 고민을 가득 담은 프로그래밍 융합 수업이 학생들의 마음에 씨를 뿌리는 데 성공했다면,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세상에 기여 하는 유용한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코딩 알려주는 교사, '코알교'는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 교사들을 위한 커뮤니티이다.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를 맞아 교사들이 그 중심에 서서 변화와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고 있으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업무혁신용 디지털 도구를 보급하고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주로 파이썬, 구글 앱스 스크립트, 구글 앱시트와 같은 도구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고, 주체적인 입장에서 자신만의 교육 철학과 방법론을 바탕으로 교육에 혁신을 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도전을 격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교사들이 디지털 기술을 자신의 교육 방식에 맞게 응용하고,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