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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EAL] ⑨"교사 간 디지털 역량 격차를 좁혀야 한다"

교육의 디지털 전환과 교사의 디지털 적응력

더에듀 |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이 디지털 전환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경쟁력의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교육자들 간의 연합체로 지난 7월 창립했다. G-DEAL은 어떤 교육적 가치를 추구할까. 또 디지털 전환 교육 시대를 맞아 고민하는 올바른 방향성은 무엇일까. <더에듀>는 미래사회를 슬기롭고 분별력 있게 살아가는 데 디지털이 여러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G-DEAL 회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김 선생님, 과학 선생님이 과학만 잘한다고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게 아니에요.”

 

1년 차 신규 교사 시절, 퇴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선생님께서 해주신 조언이다.

 

첫 교직 생활에서 갈팡질팡하던 나에게 늘 진심 어린 말씀을 해주신 선배님의 말씀을 새겨듣고,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10년 차에 접어든 지금, 그 말씀이 참으로 시의적절한 조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현장에서 부대낀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성장 환경과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고, 지도하는 과정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의 지식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학생 지도와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았던 경험이 아이들과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는 것을 여러 차례 겪으며, 교사의 폭넓은 경험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디지털 기반 수업, 큰 실패와 미미한 성공


지난 10년간 폭넓은 경험을 쌓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스스로 가지고 있는 역량이 다양하지는 않기에, 여러 분야 중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영역이 있었다. 특히 디지털 활용 수업은 가장 오르기 힘든 산이었다.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 대전환의 흐름 이전에도 디지털 도구를 수업에 적용하여 학교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다.

 

나에게도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교수-학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2017년 Microsoft Teams를 활용한 교수-학습 모형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고, 혼자서 도전해 볼 용기가 없었던 나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많은 기대를 품었던 것과 달리 결과는 좌절스러웠다. 디지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4년 차 교사에게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은 큰 벽이었다.

 

교사는 혼란스러웠고,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은 덩달아 방향을 잃었다. 1년간의 활동은 수준 미달의 결과물과 함께 나의 부족함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이런 실패의 경험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발단이 되었다. 디지털 기반 수업을 멋지게 해내는 선도적인 선생님들을 동경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교과의 본질적인 내용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디지털 도구만을 사용하는데 할애하게 된다’, ‘다양한 플랫폼의 사용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결국 아이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것이다’ 등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가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은 그렇게 꽁꽁 싸매어 다시는 꺼내지 않을 것처럼 내 마음 한편에 묻어놓았었다.

 

2020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디지털 대전환의 시작점에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정말 최소한으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한 번 실패를 맛보고 난 후 시작한 나의 두 번째 디지털 기반 수업 시도는 전보다 소극적이었다. 기존에 하고 있던 수업의 틀에 꼭 필요한 정도의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도록 설계하였다. 아이들에게도 최소한의 디지털 역량만을 요구했다. 그렇게 일 년 동안 운영한 수업에서 미미한 성공을 거두었고, 조금 더 성장할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디지털 연수에 참여했고, 현재 G-Deal의 전신인 GEG 경남에도 가입하게 되었다. 여러 선생님의 사례 나눔을 듣고, 모르는 것은 물어가며 나의 수준에 맞게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역량을 키웠다.

 

V-labOn 가상 실험실 플랫폼을 이용한 과학 실험 수업은 기존에 하던 수업을 그대로 가상 공간에 옮겨 놓은 것이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참여하는 아이들의 태도에 큰 변화가 있었다.

 

교과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기존의 수업에 비해 학습 목표에 도달한 학생들의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교과 수업에서 디지털 도구의 활용이 교수-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후부터는 적절한 디지털 도구를 수업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사의 디지털 적응력


시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 즉 디지털 적응력이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 지금도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정도의 디지털 활용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아이들이 저마다의 성장 환경과 관심 분야가 다르듯 교사도 각자의 관심 분야가 서로 다르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니, 교사마다 다른 디지털 적응력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한 다음에야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고, 객관적으로 디지털 기반 수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디지털 기초 소양이 미래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과, 앞으로의 교수-학습 및 학생 지도 과정에서 디지털 소양의 함양이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이라는 점에도 공감하게 되었다.

 

디지털 기반의 사회가 될 미래에서 우리 아이들이 적응해서 살아가야 한다면 지금 경험하는 사소한 디지털 기반 경험들로 아이들의 디지털 적응력을 향상시킬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디지털 적응력 부족과 별개로 디지털 기반 수업의 필요성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나의 역량과 필요의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초보적인 수준에서 조금씩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을 운영하는 것이었고, 나름의 방향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최근 기사에 따르면, 교육 현장의 디지털 기반 수업 역량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학교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디지털 기반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가진 교사들의 역량은 크게 향상된 반면, 그 외 교사들의 역량 변화는 미미한 수준이다.

 

교육의 디지털 전환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교사들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적 시도는 분명 필요하다. 또한 이들의 우수한 교육 사례 나눔을 통해 전반적인 교육 현장의 디지털 역량은 신장될 것이다.

 

하지만 교사 간 디지털 역량의 격차가 벌어지면 디지털 적응력이 약한 교사들은 점점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교사들마다의 디지털 적응력에 서로 차이가 있음을 고려해서 정말 기초에서부터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된다면, 디지털 기반 수업이 걱정한 것 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경험하고, 조금씩 용기를 내어 스스로 역량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이 많아질 것이다.

 

단위 학교에서 활동하는 선도교사들의 코칭은 교사 스스로가 가진 디지털 적응력을 넘어서서 더 높은 수준의 디지털 역량을 갖추도록 도와줄 것이다. 교과 지도의 전문성과 디지털 기반 수업 역량을 함께 갖춘 교사들이 많아져 디지털 전환이 요구하는 새로운 교육의 방향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학교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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