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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EAL] ⑤우리 아이들이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더에듀 |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이 디지털 전환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경쟁력의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교육자들 간의 연합체로 지난 7월 창립했다. G-DEAL은 어떤 교육적 가치를 추구할까. 또 디지털 전환 교육 시대를 맞아 고민하는 올바른 방향성은 무엇일까. <더에듀>는 미래사회를 슬기롭고 분별력 있게 살아가는 데 디지털이 여러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G-DEAL 회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 아이들은 정말 디지털 네이티브인가?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흔히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말을 떠올린다. 2001년 마크 프렌스키가 처음 제안한 이 용어는 디지털 기술과 함께 자라난 세대를 지칭한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자란 아이들은 마치 모국어를 습득하듯 자연스럽게 이 기술을 받아들이고 활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 우리 아이들의 일상은 디지털로 가득 차 있다. 유튜브로 동요를 듣고, 태블릿으로 동화를 보며, 스마트폰 게임으로 또래와 어울린다. 걸음마를 배우기도 전에 화면을 터치하는 법을 익히는 아이들을 보면,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언어를 배울 때 '네이티브'가 되려면 단순히 그 언어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주변의 모든 사람이 그 언어로 의사소통하는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하고, 그 문화까지 이해할 때 비로소 진정한 '네이티브'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과연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네이티브'일까?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데는 능숙할지 모르지만,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은 어떨까? 아이들의 곁에 있는 어른들은 디지털 세상을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있을까?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용어는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세대를 지칭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언어 습득에서의 '네이티브' 개념을 먼저 살펴보자. 언어학에서 '네이티브 스피커'는 단순히 그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언어가 사용되는 문화권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언어와 함께 그 문화의 뉘앙스, 관습, 사고방식까지 자연스럽게 체득한 사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영어 네이티브는 단순히 영어를 잘하는 것을 넘어 영어권 문화의 특성, 유머, 은유 등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네이티브'는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는 것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는 새로운 디지털 도구나 플랫폼을 마주했을 때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들에게는 온라인에서 접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 능력과 온라인에서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는 디지털 윤리 의식도 필수 장착 아이템이다. 디지털 도구를 단순히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거나 문제 해결에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 디지털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새로운 기술을 학습할 수 있는 적응력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 아이들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네이티브인가?

 

표면적으로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 세상에 완벽히 적응한 것처럼 보인다. 걸음마를 배우기도 전에 스마트폰을 다루고, 학교 공부보다 유튜브나 게임에 더 열중하는 모습은 이제 흔한 광경이 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네이티브로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할까?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는 능숙할지 모르나, 그 이면에 있는 디지털 문화와 환경에 대한 이해는 어떠한가?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게임 등 특정 플랫폼에 대한 집중적인 노출이 오히려 편협한 디지털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은 어떠한가? 부모와 교사 등 주변 어른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은 어떠한가? 가정환경에 따라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도는 또 어떠한가?

 

결국 우리의 현실은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불완전하다. 아이들은 디지털 세상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은 부족하다.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를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기 노출이나 사용 제한을 넘어, 디지털 세계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교육과 환경이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즉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를 키우기 위한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이주민, 어른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은 우리 아이들이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로 성장하기에는 아직 많은 과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과제의 해결은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이주민'인 우리 어른들의 손에 달려 있다.

 

지금의 어른들은 대부분 아날로그 시대를 살다가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세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우리에게 디지털은 기존의 방법을 대체한, 편리한 첨단의 도구이지만, ‘디지털 네이티브'인 우리 아이들은 아날로그라는 환경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디지털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아이들과 우리 어른들은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까?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들은 많다.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디지털 시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어른들은 더 이상 "나는 컴퓨터 잘 모른다"라는 말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 어른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배우고 변화해야 아이들이 건강한 디지털 네이티브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 배우기 힘들다"는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온라인 강좌, 인터넷의 수많은 동영상, 지역 커뮤니티 센터의 교육 프로그램, 심지어 아이들에게 배우는 것까지, 학습의 기회는 어디에나 있다.

 

다만 내가 이러한 학습에, 그리고 학습을 해야 한다는 현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이다. 이러한 학습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디지털 기기의 사용법을 익히는 것을 넘어,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이렇게 학습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학습보다는 휴식이 더 간절할 수도 있고, ‘지금 와서 이걸 배워서 어디 쓰겠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내가, 우리가 변하는 것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말이다.

 

그러니 우리는 "나는 잘 모르니까"라는 말 대신 "나도 배우고 있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어른이 되어보자. 그렇게 우리 아이들을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가 되도록 만들어 보자.

 

가정에서 시작된 부모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은 가정 내 디지털 문화를 변화시키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디지털 사용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학생들이 디지털을 유희의 도구가 아니라 학습의 도구로 인식할 수 있게 해주고 능동적이고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어른들이 SNS에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주면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이를 자연스럽게 내면화하고 자신도 이런 행동을 보여줄 것이다.

 

디지털 이주민인 우리 어른들이 배우고, 우리 아이들과 같이 성장할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 세상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단순히 기술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주체가 될 것이다.

 

물론 여기까지 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나도 배우고 있어"라는 말을 하는 어른도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뒤처지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이러한 모든 순간에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어른들이 마음을 모아 꾸준히 노력한다면,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변화가 가랑비처럼 우리를 적시며, 우리 아이들을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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