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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EAL] AIM⑧ 교육공학 논문을 바탕으로 진행한 'AI 활용 논리적 글쓰기' 수업

더에듀 |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이 디지털 전환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경쟁력의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교육자들 간의 연합체로 지난 7월 창립했다. G-DEAL은 어떤 교육적 가치를 추구할까. 또 디지털 전환 교육 시대를 맞아 고민하는 올바른 방향성은 무엇일까. <더에듀>는 미래사회를 슬기롭고 분별력 있게 살아가는 데 디지털이 여러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G-DEAL 회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죠. 전 학생들을 가르치는 걸 사랑했고 교실에서의 시간을 즐겼지만, 챗GPT로 모든 게 의미가 없어지는 느낌이에요.”

 

최근에 접한 한 기사의 내용이다. 플로리다의 한 영문학 강사는 전형적인 글쓰기를 가르쳤다. 학생들은 GPT로 인해 글쓰기 능력 개발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결국 교육에 회의감을 느끼고, 현장을 떠나기로 했다.(Ian Bogost, “The First Year of AI College Ends in Ruin”, The Atlantic, 2023)

 

생성형 AI로 인해 교육계는 혼란에 빠졌다. 어느 학교들은 교내에서 AI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그에 반해 오픈AI와 계약하여 학교 현장에 인공지능을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당장 2025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AIDT)가 도입된다. 동료 선생님들은 벌써 회의적이다. 생성형 AI로 인해 학생들이 사고를 하지 않고, 결국 역량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반면 갖은 에듀테크 도구를 활용하여 수업을 이끌어나가는 선생님들도 계신다.

 

고민이었다. 생성형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수업에 활용하고 싶었다. 하지만 수업이 단순한 생성형 AI 도구 활용법으로 끝나서는 어불성설이다. 수업의 목적은 학습자의 역량 계발이어야 한다. 파파고를 쓰는 학생들이 왜 영어 단어를 외워야 되냐고 묻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AI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까?

 

글쓴이는 질문의 해답을 교육공학에서 찾기로 했다.

 

 

먼저 AI 교육(AI in Education;AIEd)의 패러다임에 대해 알아보자.

 

Ouyang과 Jiao(2021)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과 교육적 활용의 변화 과정을 바탕으로 AI 교육을 AI 주도형, AI 지원형, AI 강화형의 세 가지 패러다임으로 구분하였다. 최근의 패러다임인 AI 강화형에서는 학습자 주체성을 AI 교육의 핵심으로 여기고, AI를 인간 지능과 역량 증강의 도구로 본다. 학습자는 AI와 협력하며 학습을 주도한다.

 

그렇다면 AI 교육에는 어떤 요소가 들어가야 할까? 성은모 외 3인(2023)의 연구에 따르면 AI 교육의 범위를 AI에 관한 학습으로써 기술적 관점의 ‘AI 기술 교육’, AI와 함께하는 학습으로써 도구적 관점의 ‘AI 활용 교육’, AI를 위한 학습으로써 가치적 관점의 ‘AI 윤리 교육’으로 구분했다.

 

다음으로 교사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자. 조영환 외 4인(2023)은 생성형 AI를 학습자의 협력 파트너로 가정했을 때, 교수자는 학습자가 생성형 AI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지식전달자에서 설계 및 지원자로 역할이 변화한다. 또한 생성형 AI 활용 시 학습자의 어떤 역량 향상이 이루어지는지에 관해 ①AI에게 질문하는 능력, ②산출물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능력, ③AI와 공동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을 제시했다. 교수자는 이를 바탕으로 어떤 활동을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할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첫 번째, AI 교육에서 학습의 리더는 학습자이며 AI는 학습자 지능·역량 강화 도구이다.

- 두 번째, AI 교육은 AI 기술 교육, AI 활용 교육, AI 윤리 교육으로 구분한다.

- 세 번째, AI 교육에서 교수자는 학습자와 AI의 상호작용을 주목하며 수업을 설계 및 지원하여야 한다.

 

이를 적용하여 실제 AI 교육을 실천해보 았다.

 

16+1 자율적 교육과정 운영 주간이 맞이하여 무슨 수업을 진행할지 고민하던 중, 「테크놀러지 통합 관점에서의 ‘ChatGPT를 활용한 논리적 글쓰기’ 교과목 개발 연구」 논문을 접하게 되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ChatGPT를 글쓰기의 보조적 도구로써 활용한 수업이었다. 전문가 패널을 통하여 수 차례 교과목에 대한 타당화가 이루어졌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수업을 디자인해 보고자 했다.

 

 

수업 대상은 본교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며, 수학과 국어 교사의 융합 수업으로 이루어졌다. 총 10차시로 2일 간 운영되었다. 수업의 목표는 학습자의 글쓰기 역량 신장 및 AI 사고력 향상으로 설정했다. 패러다임3를 고려하여 학습자가 주체적으로 AI와 협력하며 글을 쓰고 성찰할 수 있도록 수업을 계획, 진행했다.

 

AI 도구는 wrtn으로 설정했다. 학생 수준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며, 무료 GPT는 3.5 모델을 지원하는 데 비해 wrtn은 GPT4o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또한 Google 클래스룸을 활용하여 활동 중 학습 과정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1차시는 학습자 동기 부여를 위해 컴퓨팅·AI 사고력의 개념과 필요성을 제시했다. 2~3차시는 기존 모델에는 없으나 AI 기술 교육을 위해 추가하였으며, 수학 교사가 진행하여 전문성을 높였다.

 

 

4~5차시는 글쓰기에서 인간과 AI의 특성과 장단점을 파악하도록 했다. 전래동화의 앞부분을 제시하고 학생이 이어 적는다. 다시 GPT로 뒷 이야기를 작성하고, 학습자가 두 결과물을 비교한다. 활동이 끝난 후 생성형 인공지능의 특성을 정리 및 안내하여 도구적 면모를 알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수업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몇몇 학생들이 생성형 인공지능의 산출물을 과도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만능 도구로 인식하기도 했다.

 

‘쌤, 글 쓰는 거 안 배워도 이 정도면 AI가 알아서 다 해주겠는데요?’

‘쌤은 수학을 못 해서 GPT 맨날 만져도 수학은 못 물어본다. 알아야 해달라 하지, 모르는데 어떻게 물어볼래?’

 

AI 교육에서 교사는 학습자와 AI의 상호작용을 주목해야 한다. 피드백을 통해 AI는 도구일 뿐이며, 사용자가 중요함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지식 없는 활용은 불가능하다.

 

6차시는 학습자가 스스로 AI를 활용한다. AI는 글쓰기 계획을 첨삭하는 튜터 및 자료 수집 도구로서 학습자를 지원한다. 특히 자료 수집 단계에서는 생성형 AI의 환상효과를 안내하고, 비판적으로 AI의 산출물을 평가 및 수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AI 윤리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했다.

 

그래도 의미가 있었나 보다. 학생들이 AI가 수집한 자료는 물론 생성형 AI 자체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모습을 보였다.

 

 

7~9차시는 표현하기 단계이다. 7차시는 인공지능의 도움 없이 학습자가 스스로 글을 작성한다. 자신이 작성한 글의 개요표와 수집한 자료를 활용하여 아이들은 글을 써 내려갔다. 작성이 마무리되면 다시 AI를 튜터로 활용하여 고쳐쓰기 한다.

 

글쓰기 역량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학생들에게는 AI의 도움 없이 고쳐쓰기를 스스로 해 본 뒤 AI를 활용하도록 안내했다.

 

10차시는 수업의 마무리이다. 구글 폼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소감과 느낀 점을 취합했다. 질문을 의도적으로 수업 목표와 관련지어 학생들이 AI에 대한 도구적 관점을 토대로 생각하도록 했다.

 

글로 적으니 그래도 썩 괜찮은 느낌이다. 사실 실제 현장에서는 정말 우당탕탕이었다. 학생들이 AI로 이상한 걸 묻고 있기도 하고, 수업 의도와 달리 학생들의 학습이 여기저기 다른 방향으로 튀어 나가기도 했다. 활동 중에는 질문이 많아 혼자 피드백을 위해 뛰어다니니 눈코 뜰 새가 없었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더니, 백문이 불여일견인가 보다.

 

그럼에도 많은 것을 배운 수업이었다. 논문에서는 실제 초, 중등교육 현장에서의 실천과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하였다. 학생들의 소감을 살펴보니 아직 개선할 만한 점이 많다. 언젠가는 자율적 교육과정이 아닌 국어 수업 중 프로젝트 활동으로서 다시금 진행 해보려 한다.

 

여기까지가 ‘나’의 고민과 해결의 과정이다.

 

우리는 교육의 변화를 목도하고 있다. 새롭게 창출된 지식과 테크놀로지가 교육에 흘러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가치관과의 충돌은 당연하다. 그러나 아날로그와 디지털 교육 중 무엇도 진리는 될 수 없다.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의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논쟁을 통해 집단은 진화한다. 변화는 혼란을 수반한다. 즉 혼란은 변화의 밑거름이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나’는 아직 괴짜다. 특히 중등교육에서는 더 그렇다. 가치관이 충돌하며 때로는 스스로에게 의구심을 가지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고민을 나눌 동료가 필요하다.

 

‘나’는 옆 고등학교, 혹은 다른 지역의 중학교와 초등학교, 뿐만 아니라 다른 교과에도 있을 수 있다. AIM(AI master edu)은 이를 위해 존재한다.

 

부디 이 글이 다른 ‘나’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되어 고민과 지식을 나누며 함께 변화를 헤쳐 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줄인다.

 

◆ 참고자료

-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논리적 글쓰기 수업_학생 소감문 링크, joo.is/rctsksw

 

◆ 참고문헌

- Ouyang&Jiao, 「Artificial intelligence in education: The three paradigms」, 『Computers and Education:Artificail Intelligence』, 2021, 100020

- 성은모, 김동호, 신서경, 이영주. 「인공지능(AI)의 교육적 실천을 위한 가능성과 과제」, 『한국교육공학회 학회지 39권 4호』, (2023)

- 조영환, 이지은, 임규연, 정한호, 한인숙. 「생성형 AI와 함께하는 미래교육: 기계에서 협력 파트너로」, 『한국교육공학회 학회지 39권 4호』, 2023

- 정기인, 나보령, 김민수, 신선애. 「테크놀러지 통합 관점에서의 ‘ChatGPT를 활용한 논리적 글쓰기’ 교과목 개발 연구」, 『한국교육공학회 학회지 40권 1호』, 2024


AIM은 AI Master edu의 약자로 AI를 어떻게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또 나누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미 AI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챗지피티(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그리고 관련된 다양한 에듀테크(Edu+tech)들은 기존 교육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들을 제시하고 있다. AIM은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해 수업, 평가가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또 나누면서 일반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은 AI의 교육적 활용이 쉽지 않은 분들에게 소개할만한 사례들이 있다면 다양한 연수 기회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부가 공모한 전국 수업-평가 연구회에도 선정되어서 보다 많은 전국의 선생님들과 함께 이러한 사례들을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AI를 잘 쓰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선행해 AI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어떤 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AI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좋은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하는 동시에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에게 윤리적으로 그리고 책임감 있게 AI를 활용하게끔 지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함께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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