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이 디지털 전환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경쟁력의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교육자들 간의 연합체로 지난 7월 창립했다. G-DEAL은 어떤 교육적 가치를 추구할까. 또 디지털 전환 교육 시대를 맞아 고민하는 올바른 방향성은 무엇일까. <더에듀>는 미래사회를 슬기롭고 분별력 있게 살아가는 데 디지털이 여러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G-DEAL 회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
코딩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AI가 그것보다 더 유행하는 것 같지만 꼭 이런 때는 있어 왔던 것 같다.
당연한 말이지만 정보 교과도 다른 교과처럼 교과서가 있다. 하지만 유독 새로운 정보 기술이나 개념이 유행하게 되면 이것들을 교과서 어느 부분에 포함해 가르쳐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래서 교과서를 기반으로 한 기본적인 디지털 소양은 정규 정보 수업 시간을 이용하지만, 여름방학이 되면 여러 가지 디지털 캠프나 특강을 하게 되었다.
방학 중에 오전 9시부터 하루 4시간씩, 5일간 10명 내외의 학생들과 프로그래밍 특강을 진행했다. 10명 내외의 학생들은 출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스스로 지원해서인지 대부분 마지막 20차시까지 잘 따라와 주었다.
지금부터 올여름에 있었던 아이들과 함께한 프로그래밍 수업 이야기를 소개한다.
필자는 대학 시절 C언어를 배웠고, 줄곧 가르쳐 왔지만 몇 해 전부터는 파이썬 언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C언어보다 쉽고, 활용 분야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얘기해 준다. 특히 인공지능에 활용이 되면서 인기가 더 많아진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것도 빠뜨리지 않고 언급한다.
파이썬 언어, 어떻게 가르쳤을까
대상은 중학생이고 아주 기초 수준이다. 방학의 달콤한 늦잠을 뒤로하고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위해 잘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꽤나 들었다. 그래서 많은 고민 끝에 구글 클래스룸(Classroom)과 코렙(Colab)을 선택했다
기초 과정이다 보니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등 필수 강의가 필요하고, 파이썬 언어를 실습해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 환경도 필요하다. 중간중간 학습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개별 평가도 필요하고, 수업의 종료 후에도 학생들이 지속적인 개별 학습을 가능하게 해주고 싶었다. 이런 필요를 모두 만족해 줄 수 있는 도구가 클래스룸과 코렙이었다.
대학 시절 교수님의 강의만 듣고, 영어로 된 원서를 참고하여 유닉스(UNIX)에 터미널로 접속해서 C언어 과제를 수행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세월의 변화를 정말 크게 실감하게 된다.
실제로 운영했던 클래스룸 캡처 화면에서 보는 것처럼 수업설계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루 4시간 동안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분량을 정하고 제공했을 뿐이다. 다만 1일차에는 핵심 배경지식을 정리하여 수업자료(구글 슬라이드)로 작성 후 설명하였다.
배경 지식에 대한 설명이 끝이 나면 print("Hello")라는 파이썬 코드 한 줄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앞으로 파이썬 코드를 어떻게 작성하고 실행 볼 수 있는지 설명해 주었다.
<그림 1>의 1. 학습 도움 사이트 하위 메뉴인 연습공간에 코렙을 연결하여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그림 3>은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의 실제 사용 모습이다.
정보 교과는 실습이 많고, 이런 실습을 위해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는 등의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편이다.
학생들의 학습 활동을 관리할 수 있는 클래스룸에 별다른 설치 없이 파이썬 언어를 실습해 볼 수 있는 코렙 도구를 바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준비에 대한 부담이 적어 너무도 감사한 일이다.
구글에서는 코렙이 구글의 GPU 및 TPU를 포함한 컴퓨팅 리소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머신러닝, 데이터 과학 및 교육에 적합하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학생들이 사용하는 저사양의 단말기에서 충분히 코딩 실습이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다.
이렇게 배경 지식 전달, 실습 환경에 대한 수업이 끝이 나면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제작된 자료를 읽게 한다. 읽으면서 실습을 해 보는 학생, 읽기에만 집중하는 학생 등 저마다의 학습 방식이 있지만 개인적인 학습 시간을 주는 것이 포인트다. 이후 다시금 중요한 부분들을 짚어가며 파이썬 언어의 문법과 사용법을 익힐 수 있게 한다.
1일차에는 교수자가 전달할 것이 많지만 2일차부터는 읽기 자료를 통한 본인들의 학습량이 늘어나고 중간중간 문제 풀이를 통한 개개인의 이해 정도를 살펴보는 활동이 주를 이룬다.
3일차가 되면 프로그래밍 학습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codeup.kr 사이트를 소개하고 기초를 다질 수 있는 파이썬 100문제 풀이에 도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3일차에 반복문 내용을 접하게 되고 codeup.kr 사이트에서 실제로 코드를 작성해 보는 활동을 하게 되면 중도 포기하는 학생이 나오기도 한다. 학생들은 영어의 독해도 어려운데 작문을 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종종 표현한다. 파이썬 언어도 비교적 쉬운 프로그래밍 언어라고 하지만 우리에게 모국어처럼 편할 수는 없다. 심지어 컴퓨터와 소통을 하기 위한 언어이니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이 3일차 과정을 견뎌내는 학생들은 5일차까지의 과정을 모두 완료한다. 참고로 4일차까지는 읽기 자료를 통한 개인 학습 및 문제 풀이이며, 5일차에는 파이썬 공식 사이트를 방문하여 제공되는 개발 환경으로 코딩 실습을 하게 된다.
이 실습과정에 Turtle을 이용한 그래픽 표현과 이미지에서 얼굴 인식이 가능한 파이썬 코드 실행이 있다. 실제로 본인들이 배운 내용으로 파이썬 언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20차시의 프로그래밍 수업은 끝이 난다.
개학을 했을 때 프로그래밍 특강에 참여했던 학생이 찾아와 codeup.kr 사이트 100문제를 다 풀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없어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단계까지 만들어 주고 싶었던 바람이 일부 이루어진 셈이다. 문서, 슬라이드,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학습 자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코드 실습 도구가 바로 연동되는 구글의 클래스룸과 코렙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한다.
IT거장들은 프로그래밍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일부 나라들은 교육과정에도 반영해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지역에는 컴퓨터 학원이 거의 없고,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 프로그래밍을 가르칠 수 있는 정규 수업 시간 또한 1주일에 1시간이다.
한 명의 정보교사가 지역의 교육 환경까지 고민하며 부담을 가질 것은 아니지만 배움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방학이 있음을 감사하며 클래스룸에 또 하나의 클래스를 늘려가지 않을까 한다.
경남의 구글 교육자 그룹(Google Educator Group, GEG)인 ‘경남 GEG’는 구글을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 교육적 혁신과 업무 경감을 위해 연구하고자 모인 교사들의 커뮤니티이다. 구글이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도구와 플랫폼을 통해 경남 GEG는 서로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주도적으로 모임을 조직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큰 활동 중의 하나는 구글 인증자 교육 프로그램인 구글 부트 캠프이며, 캠프를 통해 구글 교육 전문가를 양성하고 이를 위해 때로는 일대일 교사 코칭을 진행한다. 또한 구글 도구를 활용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수업 방법을 연구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나라의 교육자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구글 자체의 기회도 누릴 수 있다. 이렇게 경남의 교육 혁신에 열정을 가진 경남 GEG 소속 교사 공동체는 서로의 성장을 도모하며 교육 혁신을 함께 이뤄가는 중요한 커뮤니티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