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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환의 교사일기] 공에 맞아 다친 아이, 부모에게서 걸려온 전화

학교 폭력 신고 예방 대처 사례 1.

 

4학년 1반 선생님이 학교폭력 담당부장 교사인 나를 찾아와 상담을 했다.

 

어제 점심시간에 반 대항 여자 피구대회를 마친 후 자기 반 이예은(가명) 학생 학부모로부터 전화가 왔다는 것이다. 내용인즉슨 예은이가 3반 송하연(가명) 학생이 던진 공에 맞아 손가락을 다쳐 병원을 다녀왔다는 말과 함께 경기 중 다치게 한 학생으로부터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3반 선생님도 송하연(가명) 학부모로부터 전화를 받아 당황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칫 잘못하면 아이들의 일이 부모님 싸움으로 크게 번질 것 같은 상황이었다. 학교폭력 일은 아주 사소한 일도 초기 진화를 잘못하면 크게 번지게 된다.

 

이런 일이 벌어질 경우, 담임교사와 학교폭력 담당 교사는 당황하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중요한 것은 사건의 진위를 살피는 것인데, 학부모나 주변 사람 이야기로 상황을 짐작해 판단하면 정말 위험하다.

 

 

그래서 나는 먼저 하연 학생을 조용한 공간에 불러 따듯하게 맞이해 안심시키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은 “경기에 열심히 집중했고 예은 학생을 개인적으로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마음도 없었으며 그런 관계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실 예은 학생이 다쳤다는 것도 경기가 끝나고 바로 교실로 들어갔기 때문에 몰랐다”면서 “알았다면 분명 사과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예은 학생을 따로 불러 역시 따듯하게 맞이하며 물어보았다.

 

하연 학생이 말한 대로 경기 중에 다친 것을 하교 후에 알게 되어 전달하는 과정에서 부모님의 오해가 생겼고 결국, 예은이 부모님께서 하연이 부모님께 직접 전화하게 된 것이었다.

 

학교폭력이 크게 번지는 결정적 이유는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학부모끼리 통화하면서 일어나는 감정싸움이다. 절대로 학부모 간 통화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후 두 학생을 점심시간에 조용히 불러 전체적인 상황을 설명했고 두 학부모님께 연락해 학교폭력 담당 교사로서 전체적인 사건 개요를 말씀드리고 학부모 의견을 들은 뒤 잘 마무리하였다.

 

이 과정에서 사실을 정확하게 말씀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를 사랑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잘 헤아리며 이야기를 듣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학교폭력은 사건의 진실보다 경과 중 발생하는 오해와 감정싸움이 가장 큰 문제다. 교사가 차분한 마음을 가지고 지혜롭게 해결한다면 초기에 예방할 수 있고 교육적인 성과도 거둘 수 있다.

 

학교 폭력은 언제 어디서는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선생님이 흔들리지 않고 지혜롭게 대처한다면 충분히 잘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학교 폭력을 대처하는 모든 선생님께 응원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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